살구는 품종에 따라 자기 꽃가루로 열매를 맺는 정도가 크게 갈린다. 제꽃가루받이가 잘 되는 품종은 단독으로 심어도 착과가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품종은 수분수 없이는 결실 자체가 흔들린다. 그래서 품종을 고를 때는 당도나 숙기만 볼 게 아니라 꽃가루 성질과 수분수 궁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여기에 수분수를 전체의 20~30% 비율로 섞어 심는 배치가 더해져야 안정적인 결실량이 확보된다.
살구 품종마다 꽃가루 사정이 다르다
살구 주요 품종의 꽃가루 특성과 수분수 필요 여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차이를 모르고 한 품종만 심으면 착과가 부진해질 수 있다.

| 품종 | 꽃가루 특성 |
|---|---|
| 초하 | 꽃가루 많고 자가결실 양호 |
| 만금 | 자가결실 양호, 착과 원활 |
| 산형 3호 | 자가결실 안 됨, 꽃가루 많음 |
| 비삼육공 | 수분수 섞어심기 필요 |
| 하코트 | 자가결실 안 됨, 수분수 필수 |
초하와 만금은 제꽃가루받이가 잘 돼 단독 식재로도 안정적인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산형 3호와 하코트는 제꽃가루받이가 되지 않아 반드시 다른 품종을 섞어 심어야 한다. 비삼육공도 안정적인 결실을 위해서는 수분수를 함께 심어야 하는 품종이다.
흥미로운 점은 산형 3호가 자기 열매는 못 맺으면서도 꽃가루는 많아 다른 품종의 수분수 역할은 잘한다는 것이다. 이런 품종은 배치에서 꽃가루 제공나무로 활용 가치가 높다.
수분수는 몇 품종을 어느 비율로 심어야 할까
소핵과류의 안정적인 결실을 위해서는 꽃가루 제공나무를 3품종 이상 섞어심는 것이 권장된다. 살구 역시 수분수를 전체의 20~30% 수준으로 섞어 심는 것이 결실량 확보에 도움이 된다.
배치를 짤 때 확인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수분수는 3품종 이상 섞어심기
- 전체 대비 수분수 비율 20~30% 유지
- 개화기가 겹치는 품종끼리 짝짓기
- 자가결실 불량 품종은 반드시 수분수 인접 배치
- 방화곤충 활동을 고려한 동선 확보
수분수 비율을 20~30%로 잡는 이유는 꽃가루를 제공하면서도 주 품종의 수확 면적을 크게 잡아먹지 않기 위해서다. 수분수를 주 품종 사이사이에 분산 배치하면 방화곤충이 두 품종을 오가며 꽃가루를 옮기기 쉬워진다.
개화기 저온과 불완전화가 결실을 흔든다
수분수를 제대로 심었어도 결실이 흔들리는 원인이 따로 있다. 살구는 개화기가 빠른 과종이라 꽃이 필 때 기온이 낮아지면 서리 피해를 입거나 방화곤충 활동이 억제돼 결실률이 떨어진다. 개화기에 저온이 예상되면 방상팬이나 살수법으로 피해를 줄여야 한다.
또 하나는 불완전화다. 살구나무는 암술이 짧거나 검게 변한 불완전화가 70~80%에 달하는 때도 있는데, 원인은 주로 영양부족이나 동해다. 이를 줄이려면 수확 후 잎 관리로 조기 낙엽을 막고 나무가 저장양분을 충분히 쌓도록 유도해야 한다.
개화기 날씨가 나빠 방화곤충 활동이 부진하면 인공수분이 보완책이 된다. 채취한 꽃밥은 25℃ 정도나 실온에서 터트려 꽃가루를 얻고, 꽃가루 수명을 늘리려면 건조하고 온도가 낮은 곳에 보관한다. 남은 꽃밥은 실리카겔을 넣어 냉동실에 두면 다음 해에도 쓸 수 있다. 인공수분은 개화 후 2~3일째 수정능력이 가장 좋으므로 날이 화창하고 바람 없는 날 면봉이나 인공수분기로 작업한다.
품종 특성에 맞춘 배치와 관리 순서
품종을 정하고 수분수를 배치한 뒤에는 결실량을 조절하고 나무 수형을 잡는 작업이 이어진다. 살구나무는 품종에 따라 직립성·중간형·개장성으로 나뉘므로 특성을 파악한 뒤 전정에 들어가야 한다.
열매솎기는 양분 소모를 줄이고 남은 과실과 새 가지가 잘 자라게 하므로 빠를수록 좋다. 만개 후 20~25일쯤 시작해 늦어도 만개 후 40일까지 마치는 것이 권장된다. 과실 크기가 중간 정도인 품종은 2~3cm에 1개, 큰 품종은 4~7cm에 1개를 남기고 솎아 준다. 햇빛을 잘 받는 나무 위쪽과 바깥쪽에는 과실을 조금 더 남기는 것이 유리하다.
전정은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여름전정은 2년생의 경우 5월 하순부터 강한 새 가지 기부가 굳기 전까지 실시하고, 3년생은 6월 상·중순에 원줄기 연장지에서 나온 새 가지를 40cm 정도 남기고 순지르기한다. 겨울전정은 휴면기인 1~2월에 하되 추운 지방에서는 동해를 줄이려고 조금 늦게 실시한다. 지나친 강전정은 꽃눈 형성을 제한하고 웃자람가지를 늘리므로 피해야 한다.
살구는 생과 수입 가능성이 매우 낮고 다른 과수보다 재배 노동력이 적게 들며 결실기까지 기간이 짧아 자본회수가 빠른 편이다. 품종 선택과 수분수 배치, 결실관리까지 갖추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만들 수 있다.
Q. 살구 한 품종만 심어도 열매가 열리나요?
품종에 따라 다릅니다. 초하와 만금은 제꽃가루받이가 잘 돼 단독 식재로도 착과가 안정적이지만, 산형 3호와 하코트는 제꽃가루받이가 되지 않아 수분수를 반드시 섞어 심어야 합니다.
Q. 수분수는 몇 품종이나 필요한가요?
소핵과류 기준으로 꽃가루 제공나무를 3품종 이상 섞어심는 것이 권장됩니다. 전체 대비 수분수 비율은 20~30% 수준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Q. 인공수분은 언제 하는 게 가장 좋나요?
개화 후 2~3일째가 수정능력이 가장 좋습니다. 날이 화창하고 바람이 없는 날을 골라 면봉이나 인공수분기로 작업합니다.
Q. 열매솎기는 언제까지 마쳐야 하나요?
만개 후 20~25일쯤 시작해 늦어도 만개 후 40일까지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중간 크기 품종은 2~3cm에 1개, 큰 품종은 4~7cm에 1개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