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농사를 짓는 분들이라면 수확을 앞두고 열매가 갈색으로 움푹 꺼지며 떨어지는 상황을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이 증상의 주범이 바로 복숭아씨살이좀벌입니다. 이 해충은 알·애벌레·번데기 시기를 매실 씨방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겉으로는 피해를 알아채기 어렵고, 성충이 활동하는 짧은 시기를 놓치면 방제 효과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과일 크기가 1㎝ 정도 되는 시점부터 7일 간격으로 2~3회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핵심이며, 낙과한 과실을 방치하지 않고 모두 수거해 소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듬해 발생 밀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복숭아씨살이좀벌, 왜 수확 직전에야 피해가 드러날까
복숭아씨살이좀벌은 1년에 1회 발생하는 해충으로, 매실·복숭아 같은 핵과류의 씨앗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겨울을 납니다. 이듬해 봄 꽃이 필 무렵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고, 4월 중하순에 어린 매실 열매 속에 산란관을 뚫고 알을 한 개씩 낳습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열매 겉으로는 아무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씨앗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씨방을 갉아먹으며 자라지만, 피해 초기에는 외관상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5월 중하순 매실 비대기에 접어들면서 과실 표면 일부가 갈색으로 함몰되고, 수확 직전에 이르러서야 낙과가 시작됩니다.
피해 과실은 함몰 증상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착각하기 쉽습니다. 확실하게 확인하려면 피해 과를 쪼개보면 되는데, 이때 씨앗 속에서 유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순창에서 시작된 확산 경로
복숭아씨살이좀벌은 2012년 전북 순창에서 최초로 확인된 이후 순천, 광양, 보성, 고흥 등 매실 재배 주산지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현재는 전국으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주산지에서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진 데에는 낙과한 과실을 방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습니다. 떨어진 과실 안에서 애벌레가 그대로 월동하면서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2013년 67%에 이르렀던 피해율이 2014년 33%로 크게 낮아진 배경에는 시군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과 홍보, 농가의 적기 방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만개 시기와 방제 타이밍
지난겨울 따뜻한 날씨의 영향으로 매실 주산지의 꽃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라졌습니다. 2020년 매실 주산지 만개기는 광양 3월 1일, 하동 3월 2일, 순천 3월 7일로 기록됐습니다.
꽃이 일찍 핀 뒤 기온이 낮아지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매실 열매가 커지는 속도는 늦어졌고, 그만큼 좀벌 출현 기간이 길어져 방제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습니다.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해에는 방제 일정도 그에 맞춰 당겨 잡아야 합니다.

| 지역 | 만개 시기 |
|---|---|
| 광양 | 3월 1일 |
| 하동 | 3월 2일 |
| 순천 | 3월 7일 |
성충 활동 시간대와 방제 적기
겨울을 난 성충은 매실 열매가 달리는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과일 크기가 1~2㎝ 정도일 때 가장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이 해충은 알·애벌레·번데기 기간을 모두 매실 씨방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약제를 뿌려도 방제 효과가 낮습니다. 결국 성충이 어린 과일 속에 알을 낳는 시점에 맞춰 집중적으로 방제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성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주로 활동합니다. 이 시간대에 맞춰 약제를 뿌리면 해충 몸에 살충 성분이 많이 묻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맑은 날 한낮을 골라 살포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입니다.

| 구분 | 내용 |
|---|---|
| 방제 적기 | 과일 크기 1㎝ 시기 |
| 살포 간격 | 7일 간격 2~3회 |
| 성충 활동 시간 | 오전 11시~오후 5시 |
| 방제 어려운 시기 | 알·애벌레·번데기 |
실제 방제 순서
방제는 약제 살포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피해 과실과 낙과한 과실을 모두 수거해 소각하는 것입니다. 애벌레가 월동할 수 없도록 과실을 방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듬해 발생 밀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약제를 이용한 방제는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 과수원을 수시로 살펴보며 과일 크기를 확인합니다.
- 과일이 1㎝ 정도 자랐을 때 첫 살포 시기를 잡습니다.
- 맑은 날 오전 11시~오후 5시 사이에 약제를 뿌립니다.
- 7일 간격으로 2~3회 걸쳐 적용 약제를 살포합니다.
- 수확 후에도 낙과와 피해 과실을 빠짐없이 수거해 소각합니다.
등록 약제와 유기농 자재의 차이
매실 복숭아씨살이좀벌에 등록된 약제로는 티아클로프리드 액상수화제, 풀룩사메타마이드 유탁제, 플룩사메타마이드 액상수화제, 아세타미프리드 수화제, 아세타미프리드·설폭사플로르 입상수화제, 설폭사플로르 입상수화제, 아바멕틴·플로니카미드 입상수화제 등이 있습니다.
성충 방제에 효과적인 약제로는 아세타미프리드 수화제, 티아메톡삼 입상수화제, 팬텁 입상수화제 같은 화학농약과 고삼·계피·식물추출액·목초액·피마자유를 이용한 유기농자재가 있습니다.
전남농업기술원 최덕수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화학농약은 식물체 전체에 침투 이행돼 방제 효과가 높은 반면, 유기농자재는 과일 속에 있는 침투 해충에 접촉되지 않아 효과가 비교적 낮습니다. 유기농 자재를 사용하는 농가는 해충 몸에 살충 성분이 많이 묻도록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복숭아씨살이좀벌 피해는 언제 눈에 보이나요?
피해 초기에는 열매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5월 중하순 매실 비대기에 과실 표면 일부가 갈색으로 움푹 들어가기 시작하고, 수확 직전에 낙과로 이어집니다.
Q. 약제 살포만으로 방제가 충분한가요?
아닙니다. 피해 과실과 낙과한 과실을 모두 수거해 소각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주산지에서 피해가 확산된 원인도 낙과 과실을 방치한 데 있었습니다.
Q. 유기농 자재를 쓰면 효과가 떨어지나요?
화학농약에 비해 방제 효과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해충 몸에 살충 성분이 충분히 묻도록 처리 방식을 신경 쓰면 보완할 수 있습니다.
Q. 방제 시기를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알·애벌레·번데기 시기는 모두 매실 씨방 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이때는 약제를 뿌려도 효과가 낮습니다. 성충 산란 시기를 놓치면 수확기 낙과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